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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행 四季와 그 단상들
도봉산

거북골

by 고산준령 2014. 3. 17.

2014. 3. 16 (일) 대체로 맑으나 박무

도봉탐방지원센터 - 보문능선 - 거북골 - 거북바위 - 금강암 - 도봉센터

 

버스전용 중앙차로제가 버스가 막히지 않고 빨리 달려서 학실히 좋기는 하나 차도 한복판의 중앙차선제 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릴 때면 양켠으로 질주하는 차량들 사이의 섬에 잠시 유배된 것 같은 좀 더러운 기분이 곧잘 든다.

버스를 한번만 갈아타면 들머리에서도 가깝게 내리고 시간도 훨 빠를테지만 버스를 도로 한복판에서 기다리면서

산행전에 기분 잡치게 하고 싶지 않은 까닭으로 오늘은 익명성이 좀 더 보장되기도 하는 마을버스를 타고 전철을 두번

갈아타고 내렸다.  지금 문득 드는 생각인데 북한산 북서쪽방면으로 산행시 서부시외버스터미널을 이용하는 것은

쌍팔년도식의 허름한 대합실 분위기가 옛날 향수를 자극하는 까닭도 있지만 중앙차로에서 버스를 기다리기가

괴롭다는 마음도 상당히 작용하지 않나 싶다.

 

 

주말엔 늘 그렇듯 사람들 무지 많다. 지금 시각 2:17

 

워~매 !    인산인해 북새통일세

 

탐방센터를 지나면 누구에게나 등산로 취사 선택권이 주어지니 인간들이 좀 분산되어 오늘 내가 가려고 하는

보문능선에는 인간들이 좀 없겠거니 했는데 웬걸 여기도 만만치 않네 우라질

 

 

 

 

도봉사 앞.   아직 한번도 경내에 들어가 본 적은 없지만 삐까번쩍한 능원사보다 푸근함이 느껴져 와 좋다

 

보문능선 초입에는 이제 보니 밭뙈기도 있었네

 

어이없게도 이 지점에서 천치처럼 잠시 길을 못 찾았다.   저 초록 천막집 왼쪽으로 가야 되는 것을

 

주등로에서 이리로 아주 잠깐 내려가면 쉬기 좋은 공간이 있으니 이 바위를 기억해 두자

내 너를 오늘로 넙죽이바위라 명명하노라.     불만이 있어도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

 

저 산불감시 초소가 보문능선에 있는 걸로 착각했다.    보문능선에서 약간 서쪽으로 떨어져 있는 봉우리인데

아마 이른바 방학능선의 상단부로 추정된다.    3/10자 원통사-만월암 포스트의 내용중 보문능선 산불감시초소는

명백한 오류였으므로 이를 정정한다

 

 

등 돌린 우이암을 쫓아 가는 추종자들

 

오늘은 날씨가 너무 따뜻해 아까 산행 시작부터 좀 덥기까지 하다

 

우이암이 얼마 안 남은 보문능선 상단부에서 우측 골짜기로 빠진다.    거북바위를 찾으러

 

 

 

 여기가 공단측에서 4 휴식처로 명명한 곳

 

 

널찍하고 완만한 경사의 골짜기를 한동안 내려 오다가 거북바위 이정표를 보고 좌측으로 올라 간다

 

 

 

 

 거북골엔 커다랗고 우락부락 험상궂은 바위가 많네

 

 

범상치 않은 바위다

 

이게 혹시 거북바윈가 ?

 

아니다 여기다

 

드뎌 거북바위에 오게 되니 좋다

 

 

안에 들어가서 샘물을 확인해 보니 어두워서 잘 안 보이기는 하는데 물은 거의 없는거 같다 (플래쉬 촬영)

 

사진으론 별로 안 커보이는데 실제론 꽤 커서 바위밑은 고개를 전혀 숙일 필요없이 그냥 들어가면 된다

 

 

 

 

거북바위 위쪽으로 이런 평평한 바위가 있다

 

원래 계획은 거북바위에서 주능선까지 올랐다가 관음암을 거쳐서 마당바위쪽으로 하산 계획이었는데

시간도 벌써 여섯시가 다 돼오고 주능선에 오를 기력마저 딸려 포기한다 ㅋㅎ

 

대신 거북바위 바로 옆에 쉬어가기 안성마춤인 널찍하고 평평한 곳에서 충분히 휴식한 후

 올라온 거북골로 다시 내려 가기로 결정했다.    오늘 난생 처음 와 본 거북골.   또 하나의 오류 발견.

2/9자 송추남능선 포스트 내용중 오봉샘에서 주능선을 잠깐 넘은 후 거북골로 내려 온 거 같다는 것은

역시 명백히 틀린 말.   왜냐하면 거북바위는 물론이거니와 거북골두 오늘 처음 온 게 확실하니까..

 

자리잡고 한껏 여유를 부려본다

 

 커피도 한잔 해 가며..  비싸지만 예쁘장한 왜놈 스노우피크 스텐 이중컵 보다

산지 이십년쯤 돼가는 투박한 국내산 이중컵이 오히려 보온력이 좋은 듯

 

야간산행 피하려고 속보로 내려왔다.  어둠이 깔린지는 이미 반시간전이지만

마빡불 배낭에 내버려둔채 하산했다.    불빛은 금강암 앞 다리 직전 자판기있는 벤치

 

산행종료 19:44  길거나 힘든 코스도 아닌데 무려 거의 5시간반이나 걸리다니 지난주 도봉산행에 이어 연속 어이가 없다 ◐@

 

 

어이없음은 구실 좋은 주행거리.    가게안으로 안 들어가고 앞의 비닐천막에 자릴 잡았다

조그마한 가게 안엔 같은 성당 다니는 청춘남녀들 열댓명이 시끌벅적하기도 하지만

좀 춥긴해도 여기는 자유롭게 담배를 태울 수 있으니까.. 주행과 스모킹은 내게 있어 바늘과 실과도 같다

그리고 안은 필요이상 지나치게 조명이 밝다.  여긴 조명도 칙칙해서 술발도 더 잘 받을테니까..

어째 오늘밤은 좀 괜시리 허탈해져 공연히 허산놈에게 핸펀 촬영하여 즉석 현장 생중계쑈 지랄을 함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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